조직문화 담당자가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글ㅣ정보미 원티드 조직문화 담당

조직문화 담당자가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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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주니어를 위한 조직문화의 모든 것> 시리즈의 1화입니다. 


✍ 오늘의 아티클
  • 조직문화 담당자는 구성원들의 성장 환경 구축을 위해 리더십, 마인드 셋, 성장 제도 등 경계 없이 일합니다. 
  • 조직문화 담당자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직무일까요? 조직문화의 일을 HR 직무로 구분해 본다면 크게 HRM, HRD, OD로 나눌 수 있습니다. 
  • 3년 차 이하의 주니어, 7년 차 이하의 미들 레벨, 그리고 7년 차 이상의 시니어의 업무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9년 차 현직자가 연차별 업무를 정리해 드립니다.

올해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만 9년을 맞이한 저는, 아래 두 가지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어떻게 조직문화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조직문화 담당자는 이벤트를 기획하는 사람인가요?”

특히 두 번째 같은 질문을 들을 때면,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이렇게 말하고는 합니다. 

조직문화 담당자는 구성원들이 업무에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방식, 리더십, 마인드 셋, 성장 제도, 평가 제도까지 경계 없이 일해요. 물론, 필요하다면 조직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도 진행하죠.”

그동안 전통 대기업부터 게임회사,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기업과 산업을 두루 경험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업의 본질과 기업 목표에 얼라인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방향성 수립부터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며 실행해 왔고요. 하지만, 9년 차가 된 지금도 이 일은 매일이 새롭고, 다른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조직문화 담당자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걸까요? 그리고 연차 별로 어떤 일을 맡게 될까요? 조직문화 담당자의 일에 관심은 있지만 잘 모르는 분을 위해 오늘은 저의 경험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조직문화, 정확히 어떤 업무일까


조직문화 담당자는 무슨 일을 할까요? HR 직무로 구분해 설명해 보자면 아래와 같아요.

1. HRM : ‘Human Resource Management’의 약자로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인적 자원을 확보 및 배치하고, 평가, 관리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직무로서, 조직문화와 연관된 대표적 업무로는 성과제도 등 인사 제도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말합니다. 

2. HRD : ‘Human Resource Development’의 약자로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과 개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조직문화와 연관된 대표적 업무로는 보통 교육을 통해 구성원의 업무 역량을 개발함으로써 구성원과 기업의 성장을 돕습니다.

3. OD : ‘Organization Development’의 약자로 조직 성과 및 역량 향상을 위해 조직 전반에 걸쳐 프로세스, 문화, 인사제도 등을 변화시켜 나갑니다. 이를 위해 조직의 개선 필요점을 컬처 서베이(Culture Survey), 퇴사 서베이, 1on1 등을 통해 상시로 발굴하고, 솔루션을 제시하여 개선해 나갑니다. 즉, 회사 미션에 가까이 가기 위해 필요한 변화를 이끌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죠. 매우 광범위합니다.

개인적으로 조직문화 담당자는 조직 내 컨설턴트로서 조직 전체 관점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까지 해야 한다는 점에서 OD 직무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니 저 역시 어느 순간부터 저를 조직문화 담당자로 소개하지 않고, 조직개발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어요.

조직문화 담당자의 업무는 주로 ‘조직 전체’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조직문화 담당자가 하는 일들을 무 자르듯 정확히 구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직 변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핵심 가치를 재수립해 전파하는 일을 하거나, 신규 입사자 온보딩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리더십 교육을 진행하거나 성과관리 제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필요하다면 다양한 업무를 해낼 줄 아는 유연함이 필요한 직무입니다. 


다양한 일을 하는 조직문화 담당자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제가 맡은 일은 가지각색입니다. 예전에 다녔던 회사의 경우 사내 PR 팀과 비서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 신년인사를 조직문화팀에서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이 일이 제게 맡겨지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조직문화팀이 하는 게 맞나?’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새로운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해낸 덕분에 일의 범위가 점점 확장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진행한 일들을 연차별로 정확히 구분 지을 순 없지만, 주로 담당한 일들을 나눠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3년 : 조직문화 관련 프로그램 설계 및 운영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중견기업 이상 기업의 주니어 조직문화 담당자라면, 처음부터 구성원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제도 설계 같은 일을 진행하기란 어렵습니다. 3년 차 이하라면 조직 활성화와 핵심 가치 전파에 기여할 수 있는 업무를 주로 맡게 됩니다. 

  • 전사 소통 프로그램 : 타운홀 미팅, 다양한 계층별 참여 소통 프로그램 (조직 간, 경영진-구성원 간, 구성원 간, 리더 간, 세대 간 등)
  • 조직문화 내재화 활동 프로그램 : 핵심가치 전파 활동, 조직문화 우수 사례 발굴 및 전파, 캠페인 시행 (회의 문화, 보고 문화 등) 
  • 신규 입사자 온보딩 프로그램 
  • 조직 활성화 프로그램

~ 7년 : 조직문화 관련 제도 기획 및 운영, 마인드 셋 변화를 위한 리더십 교육 기획
기업 생태계를 이해하고, 조직문화 업무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는 3년 차부터는 본격적으로 문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핵심가치, 제도 설계와 같은 업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 비전/핵심 가치 정립 및 전파
  • 일하는 방식 정립 및 전파, 이를 위한 제도 설계 : 저의 경우 조직 내 OKR 도입 및 정착을 위해 약 2년간 다음의 일들을 수행했습니다.
    • 조직구조 설계, 애자일 조직 파일럿 시행, 리더그룹 및 구성원 대상 교육 진행, 리더 워크숍 시행, 위임규정 개정, 잡포스팅 제도 수립, 예산 제도 개정, 월 1회 조직별 OKR 리뷰 미팅 리딩(리뷰 미팅에서 HR 제도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나오면, OKR 도입에 따라 조직평가 제도를 전체 변경한다.)
  • 리더십 교육 기획 및 실행
  • Culture survey 시행 (연 2회) 후 결과 분석, 이를 반영한 전사 및 조직별 개선 item 발굴/시행
  • ㅇㅇ문화 만들기 (성장 문화, 몰입 문화, 도전 문화 등 필요 시마다 필요한 일들을 f/up)
  • 구성원/리더그룹/핵심 인재 성장 제도 설계

7년 차 이상 : 조직문화에 영향을 주는 조직 전반 활동 관여
이때부터는 시니어로서 조직 및 피플 관련 핵심 문제/과제를 선제적으로 발굴하여 해결하며, 조직 전반에 임팩트를 끼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조직에 필요하다면” 그 일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고,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만 합니다.

  • 미션 - 핵심 가치 - 일하는 방식 - 문화에 직접적으로 얼라인되는 제도 및 프로세스 수립 (통상적으로 HRM 영역으로 여겨지는 평가 제도 개선 및 운영 등이 있음)
  • 컬처 서베이, 퇴사자 서베이, 구성원과의 1on1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수시로 조직개발 개선 아이템을 발굴하고, 개선을 위한 제도 수립 및 프로그램 시행 등
  • 경영진 및 리더그룹 요청사항 f/up


조직문화 담당자에게 쓸데없는 일은 없다


저는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 열심히 경험하고, 공부해 멋진 조직개발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경영진 및 리더그룹 요청사항 f/up’ 처럼 저에게 도전적이고 새로운 업무가 생기면 타 기업 사례를 수시로 참고하며 적용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회가 될 때마다 외부 교육도 가고, 관련 책도 많이 읽으며 더 나은 조직개발 담당자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조직개발 전문가의 이상적인 목표는 조직에서 일어나는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 곳곳에서 구성원들이 내리는 의사결정 방향이 (누군가 관여하지 않아도) 조직 미션과 핵심 가치와 정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업무 간 경계 없이 “필요하다면” 프로그램 및 제도도 설계하고, 교육도 진행하고 이벤트도 진행하며, 궁극적으로 리더들의 멘토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어요.

시간의 밀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계산이 정확합니다. 그리고 청구서를 내밀죠. 신입사원 시절, 정말 쓸데없다고 생각한 일들, ‘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지?’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만 9년 차. 실무의 중심에 선 지금, 그때 배운 디테일 하나가 일의 결과를 결정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어떤 일이든 내게 도움 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일에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완벽하지 않고, 잘 해내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상위 리더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죠. 그러나 실패했던 경험, 그리고 성공했던 경험들이 모여 언젠가 제가 꿈꾸는 이상적인 조직개발 전문가의 모습에 조금은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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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정보미 (icelll86@naver.com)
교육학 전공자로 조직개발(OD)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통 대기업에서 시작해 게임회사를 거쳐 현재는 원티드랩에서 미션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의 의미가 중요한 90년 대생 HRer로서 구성원이 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진심입니다. 최근 현업 HR 전문가들과 함께 <모두의 팀장>, <모두가 플레이어>를 출간했고 현재는 <한국경제신문>에서 조직문화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발행일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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